[출처.사진=문애림 변호사]
[정치닷컴=심은영 편집기자]
관세판례해설
문애림 변호사
[2. 판매목적으로 물품을 국내에 반입하면서 간이수입신고한 경우 관세법상 무신고수입죄를 구성하는지 여부]
<사실관계>
⦁A는 평택시에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주차장에서 B가 보따리 상들로부터 구입한 농산물이 세관장에게 수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휴대품을 가장하여 국내로 반입한 밀수입품인 정을 알면서 중국산 농산물을 매수하였다.
⦁보따리상들이 농산물을 국내에 반입할 때 세관에 여행자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여 세관원들이 면세범위 초과여부를 검사하고, 검역을 실시하여 합격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여행자휴대품신고서에 합격표시 고무인을 날인한 다음 농산물이 품목별로 면세범위 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별한 후 최종적으로 면세범위 내에 속하는 농산물에 대하여만 통관을 허용함에 따라 A가 구입한 농산물은 이 절차를 거친 물품이었다.
⦁이 경우 판매를 목적으로 반입된 상용물품이 여행자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는 방법의 간이수입신고를 통하여 면세 통관된 경우 관세법상 무신고수입죄가 성립하는지 여부 및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그 물품을 취득한 경우 관세법상 밀수품취득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1. 원심 및 제1심판결의 요지
가. 공소사실의 요지
A는 평택시에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주차장에서 B가 중국인 보따리상으로부터 구입한 농산물을 세관장에게 수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휴대품을 가장하여 국내로 반입한 밀수입품인 정을 알면서 취득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방법으로 수 차례 밀수품을 취득하였다.
나. 원심 및 제1심판결의 요지
이에 대하여 제1심 및 원심은 보따리상이 ‘여행자및승무원휴대품통관에관한고시’의 관련규정에 따라 면세통관범위 내에서 1인당 50kg이하의 농산물을 휴대하고 여행자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여 통관절차를 마치고 국내로 반입한 이상, 1차 수집상이 사전에 위 보따리상과 공모하여 중국에서 구입한 농산물을 분할 휴대하여 반입하도록 하고 이를 국내에서 다시 취합하여 1차 수집상을 실질적인 수입자로 볼 수 있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위 보따리상이 판매 목적으로 위 농산물을 반입하였다고 하더라도 관세법 제241조 제1항 소정의 수입신고를 마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A가 이를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신고 없이 수입된 물품을 취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하여,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상용물품은 여행자휴대품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상용물품을 반입하는 경우에는 여행자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는 방법의 간이수입신고를 통하여 면세 통관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설령 상용물품이 여행자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는 방법의 간이수입신고를 통하여 면세통관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하게 통관된 것으로 볼 수 없어 그 수입행위는 관세법 제269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무신고수입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고,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그 물품을 취득하는 행위는 관세법 제274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밀수품취득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4도8786판결).
3. 판례해설
물품을 수출, 수입(수출자유지역에서의 반입을 포함한다) 또는 반송하고자 할 때에는 당해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세관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해외여행자나 일반인이 휴대하여 반입하는 물품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고를 생략하게 하거나 관세청장이 정하는 간소한 방법으로 신고하게 할 수 있도록 하여 정식 수입신고절차와 달리 간이한 통관절차를 규정하고 있다(관세법 제241조). 이는 휴대품이나 우편물 같이 소량이며 빈번하게 드나드는 물품 등에 대하여 정식 수입신고절차를 요구하면 복잡할 수 있기 때문에 간이한 방법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관세법 제96조는 ‘여행자의 휴대품 또는 별송품‘에 대하여 관세를 감면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며, 관세법 제241조 제2항은 휴대품·탁송품 또는 별송품, 우편물, 관세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관세가 면제되는 물품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입신고를 생략하게 하거나 관세청장이 정하는 간소한 방법으로 신고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관세법상 간이통관절차를 적용 받는 물품은 다음과 같다.
①여행자휴대품 또는 별송품 : 여행자가 개인용품이나 선물을 휴대하여 반입하는 경우, 여행자 개인용품을 화물로 탁송하여 반입하는 경우
②우편물 : 외국의 친지나 친구로부터 우편을 통해 송부된 물품, 국내거주자가 대금을 송부하고 자가사용으로 구입하여 반입한 우편물(이 경우 일반수입에 제한사항이 있거나 1,000불을 초과하는 경우 정식수입신고절차에 따라야 한다)
③탁송품 또는 특급탁송품(외국의 친지, 친구 및 관계회사에서 기증된 선물 또는 샘플이나 하자보수용 물품 등, 국내거주자가 개인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인터넷 등 통신을 통하여 대금을 지불하고 구입하여 반입한 화물)
사안의 경우 상용물품이 여행자휴대품에 해당하여 간이통관절차로 국내에 반입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대상판결은 상용물품을 반입하는 경우에는 여행자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는 방법의 간이수입신고를 통하여 면세통관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관세법 및 관련고시의 조문이 일정품목에 한정하여 간이한 방법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상용물품의 경우에는 여행자휴대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대상판결은 여행자 휴대품에 판매목적으로 반입하는 상용물품이 제외됨을 명백히 하고 판매목적으로 반입하는 상용물품에 대하여 간이수입신고를 통하여 면세통관 되었다면 무신고수입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하여 보따리상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함에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주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