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닷컴/휴먼리더스=심은영]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2021학년도 전국 의과대학 입학전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의예과 모집정원 3,029명 중 절반이 넘는 1,527명(50.4%)은 입시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별도 인‧적성 평가 없이 오직 내신 성적이나 수능 성적만으로 의대생이 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사진=강민정 의원]
최근 전공의‧의대생 총파업과 의협 SNS에서의 일명 ‘전교 1등 카드뉴스’ 등으로 의사 집단의 성적 지상주의에 비판이 쏟아진 상황에서 불합리한 의과대학 입학전형의 문제는 관련 논란을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2021학년도 전국 의과대학의 입학전형 간 비율을 살펴보면, 수능위주전형(1,133명, 37.4%), 학생부종합전형(953명, 31.5%), 학생부교과전형(799명, 26.4%), 논술전형(144명, 4.7%)의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전문직 양성 과정으로서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해당 전형을 인·적성평가 실시 여부에 따라 다시 분류한 결과, 의과대학 입학전형에서는 의사로서의 인·적성평가를 실시하는 전형(1,502명, 49.6%)보다 실시하지 않는 전형의 비율(1,527명, 50.4%)이 더 높았다. 특히 인·적성평가가 전형 요소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모집정원을 제외하면, 이외 전형에서는 무려 73.6%의 전형에서 인·적성평가를 운영하지 않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 심각성은 유사한 전문직 양성 과정 중 하나인 교육대학의 입학전형과 비교할 때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교육대학에서는 전형 유형을 불문하고 전체 모집정원의 96.5%(4,080명)에 인·적성 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적성 평가의 대학별 실시현황을 살펴보아도 교육대학이 전체 11개교 중 9개교(81.8%)에서 자교 입학생을 전부 인‧적성평가를 통해 선발하는 반면, 의과대학에서는 전체 38개교 중 5개교(13.2%)만이 입학생 전부를 인·적성평가로 선발하고 있었다. 국립대 중에서는 교육대학이 제주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에서 인‧적성평가를 자교 입학전형 전부에 포함했던 반면, 의과대학에서는 전체 10개교 중 7개교가 자교 입학전형 중 인‧적성평가 실시 전형의 비율이 50% 미만이었다.
매년 99%에 육박하는 의대 졸업예정자가 응시하는 의사 국가고시가 사실상 자격고사화되어있는 실정을 고려하면, 의사로서의 인성과 적성을 실질적으로 평가할 기회는 사실상 의예과 입시 과정이 유일하다. [별첨 5. 참조]
그러나 밝혀진 실태는 교사와 비교하여 의사는 인·적성에 대한 고려 없이 오직 시험점수로만 선발하는 비중이 더 컸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결국 ‘전교 1등 카드뉴스’ 속 의사들의 엘리트주의와 성적 지상주의적 세계관은 사실 의과대학 최초 입학 과정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서류, 면접 등 추가 평가 요소의 도입이 수험생의 학업 부담을 증대시키고, 사교육비 증가 등 부정적 외부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으나, 전문직인 의사로서의 첫 자격을 취득하는 의과대학 입학생의 선발이라는 측면에서, 또 전문직으로서 갖게 될 사회적 권력을 고려할 때 더 엄격한 평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일단 의과대학에 진학하면 의사 국가고시를 통해 최종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의사로서의 인·적성을 평가할 실질적인 기회가 없기에, 의과대학 최초 입학 과정에서 적절한 인·적성평가 요소를 도입하여 우수한 전문직 양성을 위한 적절한 조건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회적인 평가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기에 입학전형에서의 인·적성평가 도입은 전문직 양성 과정 개선의 최소조건으로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고, 궁극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의과대학의 교육과정 개선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