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닷컴/휴먼리더스=편집국]
대통령 직속기구인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5일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있어야할 ‘탄소중립’은 없고, 오히려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에 역주행하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우선 제시된 3가지 시나리오 중 1안(석탄 유지 + LNG 유지), 2안(석탄 폐지 + LNG 유지)은 애초부터 탄소중립에 실패하겠다는 황당한 계획이다. 그나마 수치상 성공할 수 있는 3안(화석연료 전면중단) 마저 화석연료 퇴출시점과 중간 목표 등 디테일이 없고, 대체에너지로 정체불명의 ‘무탄소 신전원’ 비중을 21.4%로 잡는 등 계획 자체가 매우 불확실하다.
특히 핵심내용인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경우 주요 선진국들은 상향하는 추세지만, 이번 초안에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대부분의 나라들이 원전을 축소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3기가 증가했고 향후에도 지속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탈원전’은 수명이 만료된 핵발전소 가동중지 외에 완전히 방치했고, 오히려 윤석열, 최재형 등 대권주자들의 입으로 ‘탈’탈원전이 부상하는 꼴이 되었다. 고용대책도 빠져서 급변하는 산업 구조조정과 일자리 상실에 노동자들은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의로운 전환’에도 어긋난다.
기후위기는 기존의 재벌기업 중심의 대량소비 체제와 다배출 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대전환 없이는 대응할 수 없다. 기후정의는 단순히 온실가스 감축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을 초래한 사회경제체제를 어떻게 바꿔낼지 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처럼 기존 질서를 그대로 둔채 재벌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무늬만 탄소중립’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한국은 탄소중립은 커녕 영원한 ‘기후 악당국가’로 남을 것이다.
탄소중립위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전면 폐기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 완전히 배제시켰던 노동자, 농민 등 민중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공론장을 재구성하라. 진보당은 기업은 규제하고, 에너지 공공성을 강화하여 민중이 주도하는 탄소중립, 기후대응을 실현할 것이다.
2021년 8월 6일
진보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