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닷컴=이건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16일 매장문화재 도굴죄에 대한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현행법상 10년으로 되어 있는 공소시효 기간을 25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사진=윤준병 의원]
문화재 도난 신고는 연간 약 750건, 3만1천 점에 달하는데, 그중 12% 정도가 매장문화재 도굴 건수이다.
오랜 세월 동안 깊이 매장되어 있던 문화재가 도굴된 후에 장시간 동안 적발되지 않은 채로 은닉되어 있다가 한참 후에 유통되는 경우가 적발되면 도굴범과 은닉범이 동일인인지의 여부에 따라 처벌 양상이 많이 다르다.
어떤 남성이 1980년대초에 전남 신안 앞바다 신안해저유물매장해역(사적 제274호)에서 중국 도자기 57점을 도굴하여 경기도 평택시 자택 안방 장롱금고 속에 36년간 감추었다가 일본 등 해외에 판매하려 시도하던 중 2019년 6월 경찰에 적발되어 ‘문화재 은닉죄’로 검거된 사건이 있었다.
한편, 경기도 성남시 하산운동 소재 풍산군 이종린 분묘에서 도굴한 지석 등 379점의 지석을 불법취득한 이모씨가 문화재 매매업자인 조모씨 등 2명의 알선을 통해 2003년 6월에서 8월까지 2회에 걸쳐 사립박물관에 매매한 사실이 적발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때 도굴한 지석 등을 불법으로 취득한 이모씨와 양수‧알선한 문화재 매매업자 조모씨 및 사립박물관장에 대해서는 경찰이 조사하고 검찰에 송치했으나, 당초 문화재를 도굴했던 범인은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처벌하지 못했다.
윤 의원은 “절취 문화재나 도굴 문화재를 은닉한 사람에 대해서는 은닉 상태가 끝나거나 은닉 사실이 발견된 때부터 비로소 ‘문화재 은닉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시작되기 때문에 공소시효 부족을 이유로 범인 검거가 곤란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한 뒤, “그렇지만 도굴범과 은닉범, 유통범이 동일하지 않을 경우에는, 해당 문화재의 은닉하거나 유통한 자는 처벌되지만 당초 문화재를 도굴한 자에 대해서는 공소시효(현행 10년)가 만료되어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서 현행법의 맹점을 지적했다.
이어 “문화재는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크고 국가가 특별히 보호해야 할 의무가 크기 때문에, 문화재 관련 범죄 중 매장문화재 도굴 등 중범죄에 대하여는 현행 「형사소송법」 제249조제1항제3호 및 「군사법원법」 제291조제1항제3호에서 정하고 있는 공소시효 기간(10년) 규정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특례규정을 두어 훨씬 엄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도굴 등의 죄’(문화재를 도굴한 행위, 그리고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의 현상을 변경한 행위, 매장문화재 발굴의 정지나 중지 명령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10년으로 되어 있는 현행 공소시효 기간을 25년으로 연장하는 특례를 신설하려는 것”이라고 개정법안의 제안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