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닷컴=이미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로에너지건축물 실태조사에서 50 개소 중 38 개소의 에너지사용량과 신재생 발전정보 데이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약 80%에 달하는 수준으로, 이 중에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 건물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진=이소영 의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가 확대 중인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제로에너지건축물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의 등급이 에너지사용량 대비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으로 정해지는 만큼, 두 데이터는 제로에너지건축물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필수적인 정보다. 해당 데이터가 없는 건물은 인증받은 당시의 등급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조차 파악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는 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니터링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데이터를 수집하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이나 원격검침 전자식 계량기를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로에너지건축물에서 모니터링 설비가 사실상 방치된 것이다.
이에 탄소중립 건물 정책을 주도하는 국토교통부가 제로에너지건축물의 실효성 있는 운영에는 관심 없이 건물 짓기만 신경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3 년 전부터 1,000 ㎡ 이상의 공공건축물에 대한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가 시행되었던 만큼, 본인증을 받은 제로에너지건축물이 500여 동에 달하는 지금에서야 문제점을 파악한 것은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또한 ,첫 시행 단계에서 개별 건물들이 생소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잘 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 의원은 “제로에너지건축물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이 없다면, 이는 덮어놓고 믿으라 는 식의 깜깜이 정책과 다름없다” 며 “개별 건물에 대한 모니터링 책임 강화뿐 아니라, 클라우드 BEMS 구축이나 컨설팅 프로그램 마련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밝혔다. 한편 ,올해부터 500 ㎡ 이상 공공건축물과 30 세대 이상 공공 공동주택에 대해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가 시행되었으며, 내년부터는 민간 공공주택에 대해서도 의무화가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