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닷컴=이미영]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에 따르면, 문체부는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잼버리 K-팝 콘서트 사업을 먼저 추진했다. ‘예비비를 준다더라’라는 장관의 구두 지시에 따라, 국가재정법상 예비비 사용과 승인의 절차 없이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사진=전재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8월 11일 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비용 정산에 공무원 보수와 연가보상비까지 끌어다 메꾼 것으로 확인되었다. 분식회계, 이중장부 수준의 예산 뒷수습이 이뤄졌다는 비판이다.
문체부는 사업 진행을 위해 언론진흥재단을 통해서 KBS와 ‘정부 광고’ 약정을 맺는 형태로 약 30억 원의 콘서트 행사를 계약했다.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추후 정산이 가능한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외상 계약’을 위한 사상 초유의 편법이 동원된 것으로 보여진다.
콘서트 개최 이후, 문체부는 기재부와 진행된 예비비 협의에서 예산 30억 전액에 대한 보전이 어려워지자 기존 사업비를 편법으로 전용하기도 했다.
‘해외진출 정책지원’이라는 내역 사업에 콘서트를 위한 신규 사업을 만들고, 승인전용과 자체전용, 내역 변경을 총 동원하여 9개 사업에서 13억 3천여만 원을 해당사업으로 전용했다.
전용 내역에는 공무원 보수와 연가보상비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국악원, 국립중앙도서관의 인건비까지 쪼개서 콘서트 비용을 메꾸는 데 사용했다.
이 밖에도 사무용품 구입비, 인쇄비, 안내물‧홍보물 제작비 예산까지 끌어모은 것으로 확인된다.
현행 국가재정법에서는 당초 예산에 계상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와 국회가 의결한 취지와 다르게 사업예산을 집행하는 경우에는 예산을 전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의 「2023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라 인건비의 경우, 잉여재원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비목으로 전용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
국가재정법과 예산집행지침의 취지에 모두 위배된다는 것이 전 의원의 지적이다.
전 의원은 “문체부가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 전반에서 여러 편법들이 동원된 것도 모자라, 분식회계와 이중장부 수준의 예산 뒷수습까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생략하고, 앞뒤를 바꿔가며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다보니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