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닷컴=이영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이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언론재단이 ‘신문 공동수송노선 운영 사업’을 수행해 온 사업자가 부적격 업체임을 알면서도 지난 3년간 눈감아주며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이병훈 의원]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신문수송이 어려운 소외지역에 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신문사별로 신문수송비를 지원해오다 2021년부터는 신문사가 아닌 수송사업자를 선정해 공동수송노선 운영을 맡기는 보조금 사업으로 방식을 변경했다.
해당 사업은 ▲전국단위 수송노선을 운영할 수 있는 ‘운송사업자’가 직접 수송하거나, ▲각 지역에서 주선사업을 할 수 있는 ‘주선사업자’가 공동수급체(컨소시엄)를 구성해 공동이행 방식으로 수행해야만 정상적인 사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언론재단이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고한 2023년 제안요청서를 보면 ‘입찰참가 자격’에서 단일 주선사업자가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 뒤 단서조항에서 ‘지역사업자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가 가능’하다고 조건을 열어놨다.
이 같은 자격요건은 정식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은 단일 주선사업자가 다른 지역의 주선사업자를 ‘계약직원’ 형태로 불법 고용해 재하청을 주는 방식의 편법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사업을 수행한 선정업체는 ‘화물운송사업 허가증’ 없이 ‘주선사업 허가증’만 가진 업체로, 타 지역 주선업체의 대표 또는 직원을 개인사업자로 둔갑시켜 계약하고 해당 지역의 운송주선을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수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재단은 “국내에 전국을 단독으로 총괄할 수 있는 업체가 없어 권역별 수송업체와의 협력이 불가피했다”라고 설명했지만, 현행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주선업체 간 재하청은 엄연한 불법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현행법은 어느 한 곳의 주선사업권을 가진 자가 다른 지역의 주선사업자를 편법 고용하여 착취하는 구조를 막기 위해 다단계, 재하청을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재단이 ‘화물운수사업법’의 취지와 맞지 않는 자격요건을 제시하고, 3년간 한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점에서 특정 사업자와 유착해 편법을 허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 의원은 “무자격, 부적격 업체에 의한 국고보조금의 편법·불법적 집행을 방지하기 위해 2024년 입찰공고 시에는 입찰 자격을 ▲전국 운송이 가능한 운송사업자이거나 ▲공동수급체를 구성한 주선사업자로 명시하고, 반드시 둘 중 하나의 조건을 갖추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라며 “지역사업자가 하청업체화 되지 않도록 이익 배분 구조가 잘 갖춰져야만 지역 신문유통의 경제적 기반이 강화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