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닷컴=이건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1년 6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HUG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집을 이용해 단기 임대차 계약으로 수익을 얻으려 했던 파렴치한 악성 임대인은 총 11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최인호 의원]
임대인 A는 서울 강서구·양천구 등에서 다수의 물건을 갭투자 형태로 구입 후 임대차를 실시했고, 전세계약 만기 이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는 보증에 가입된 268세대에 대한 전세보증금 총 543억 7천만 원을 임차인들에게 대신 지급했다. 그러나 임대인 A는 HUG에 채무를 상환하지 않은 채 연락두절인 상태에서 HUG가 대위변제 해 준 주택에 대리인을 통해 제3자와 단기 월세계약을 체결 하고 대리인 명의의 계좌로 월세를 수취하는 일이 발생했다.
임차인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증사고를 일으킨 악성 임대인들이 현행 제도의 사각지대를 악용해 경매 넘어가기 직전까지 월세 장사를 하다 11명이 적발됐다.
이들에게 HUG가 대신 갚아 준 전세보증금은 총 4,623억원(2,401세대)이다. 이 중 임대인으로부터 회수한 금액은 530억원으로 12%도 채 회수하지 못했다.
HUG는 보증사고가 발생하면 임대인 대신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고, 구상권을 회수하기 위해 임차주택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를 진행한다.
보통 최소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걸리는 데, 이 기간 집이 비어있는 틈을 악용해 보증금 없이 단기 월세만 받는 꼼수를 사용한 것이다. 제3자 대리인을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고 월세도 그 쪽으로 수취했다.
문제는 HUG가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거나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임차인들의 제보 등을 통해서 파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므로, 적발된 사례 외에도 불법적인 일을 벌이는 또 다른 악성 임대인이 어딘가에 존재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최 의원은 “대위변제를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채무를 갚으로 노력하기는 커녕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불법 수익에만 몰두하는 악성 임대인들의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HUG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