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닷컴=이미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국의희망 양향자 의원이 한국석유관리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저렴하게 원유를 공급받은 알뜰주유소에서 1,274건의 고가 판매 행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진=양향자 의원]
정부에서 저렴하게 원유와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비싼 값에 되파는 알뜰주유소가 천 개 이상 적발됐다.
현재 알뜰주유소는 전국에 1,290곳으로 전체 주유소의 11%를 차지한다. 알뜰주유소는 정부의 공동 입찰이나 별도 입찰을 통해 정유사 기름을 원가 수준으로 구매한다. 실제로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의 가격 차이는 리터당 40~50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알뜰주유소에게 시설개선지원금도 지원한다. 지난 10년간 128억 원을 지급했다.
이러다 보니 경쟁력을 잃은 일반주유소의 폐업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5년간 일반 주유소 1,073개가 폐업했다. 알뜰주유소의 24배이다. 지난해만 해도 일반 주유소가 전체의 4.1%가 휴·폐업하는 동안 알뜰주유소 휴·폐업률은 전체의 1%에 그쳤다.
문제는 알뜰주유소가 정부에서 저렴하게 원유와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비싼 값에 되팔거나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 위반에 걸리는 경우가 잦다는 점이다.
최근 4년간 저렴하게 공급받은 기름을 비싸게 팔다가 적발된 것만 1,274건에 달한다. 올해 1~9월 석유공사가 잡아낸 고가판매 알뜰주유소만 86곳(중복 포함)에 달한다. 전체 알뜰주유소가 421곳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개당 1개꼴이다.
고가 판매 알뜰주유소란 소재 지역 리터당 월평균 주유소 판매가격보다 0.1원이라도 높게 판매하는 주유소를 의미한다. 석유사업법 위반도 문제다. 5년간 가짜석유, 품질부적합, 정량미달 등으로 적발된 알뜰주유소는 141개, 건수로는 182건이나 된다. 전체 알뜰주유소의 10% 수준이다. 반면 시설개선지원금 환수는 6건에 불과한 현실이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보급이 확산하면서 주유소 폐업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 주유소 1개소당 평균 영업손실액은 3억 6,800만원으로 약 2,000개의 주유소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7년간 주유소의 사업소득은 27%(1,226억 원) 감소했다.
양 의원은 “알뜰주유소의 도입 취지는 소비자들이 조금 더 저렴한 석유 제품을 구매하게끔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알뜰주유소에 그만큼의 혜택을 주는 만큼 일반주유소 사업자가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철저한 판매 가격 관리와 범법 행위 방지 노력도 함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매년 500개 이상의 일반주유소가 1억 원대의 환경 정화 비용이 없어 휴업을 택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공제 조합이나 기금 조성으로 일명 ‘좀비주유소’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