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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닷컴=이건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내년도 보급 가능성이 높은 시중 소음매트 10종’을 조사한 결과 걷거나 뛰는 소리에 대해서는 해당 제품들의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장철민 의원]
국토부에서 8월 18일에 발표한 「공동주택 층간소음 개선 방안」이 사실상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층간소음 갈등은 대부분 아이들의 뛰는 소리, 성인 발걸음 등 무겁고 힘이 더해진 중량충격음에서 발생한다. 실제로 올해 7월, 국토교통부에서 전국 2,578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4%가 층간소음 갈등을 경험했으며, 층간소음의 원인으로는 중량충격음인 발소리가 63%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소음매트 10종을 분석해보니, 중량충격에 대한 소음 저감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매트 두께가 40mm는 돼야 중량충격 저감효과가 있는데 국토부에서 제출한 제품은 모두 20mm였다.
현재 국내에서 적용하고 있는 층간소음 매트의 성능 인증 방식인 KSF 2865 및 2863은 작은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에 해당되는 경량충격음 측정치만을 반영하고 있다. 즉, KSF 인증을 받았다 하더라도 40mm 이하의 매트는 현실에서 발생하는 중량충격에 대한 층간소음 저감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 8월, 국토부가 ‘매트 비용 대출’을 층간소음 저감 대책으로 발표했다. 저소득층과 유자녀 가구 대상 중 전용면적 25평 이하 가구에게 최대 300만원의 저리 융자지원을 하는 것으로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발간한 ‘2023년 예산안 중점 분석’ 에서도 소음저감매트 지원 사업의 한계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문제는 또 있다. 국토부는 라멘구조 등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개발하고 선도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멘구조와 고성능 바닥구조는 이미 개발이 완료돼 효과 검증까지 마무리된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일반 가구 평균 층고와 동일하게 적용해 라멘구조로 아파트를 건설할 경우, 한층 당 기존 층고보다 50cm가 증가해 10층 기준 1~2개 층이 없어진다. 고성능 바닥구조 적용 또한 층간 두께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한 층당 3~4cm씩 증가해 30층 이상일 경우에 1개 층이 사라진다. 공간활용성과 사업성이 떨어져 실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의무화’ 대책도 내용이 부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관리사무소장·동별대표자 등 갈등조정 비전문가가 관리위원을 맡을 예정인데 매뉴얼, 관리 주체 교육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다. 뿐만아니라 국토부는 소관이었던 중앙분쟁조정위원회를 폐지시키고 지자체가 관리하도록 하는 「공동주택관리법」개정을 추진중이다. 이것이 과연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적극 행정인지 의구심이 든다.
전국 공동주택의 가구수는 전체의 63.3%로 1,358만 가구에 달한다. 작년에 환경부로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4만 6천 건이었으며, 층간소음 피해가 있어도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 가구까지 포함한다면 실제로 피해를 입는 가구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