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sharing economy)와 플랫폼(platform)

공유플랫폼
기사입력 2019.03.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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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닷컴=논설위원 양석진 (사)한국공유정책연구원 이사장]


21세기는 사회 전 분야를 걸쳐 IC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화가 마하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필자는 경제 분야에 관한 실증적 사례 통하여 경제 변화의 툴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요즈음 각종 모임, 연주회, 스포츠 등의 행사가 늦은 시간대에 끝나는 경우나 이른 아침 출근길에 예약한 택시를 이용하는 소비자, 그리고 벼룩시장이나 아름다운 가게 등에서 구매하는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들을 종종 보게 된다.

 

전통적으로 보면 생산자와 소비자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로 독립된 경제주체로서 자신들의 이익을 향유하던 것이 그들 간의 거리를 좁힘으로써 종전의 '소비비용'을 '소비이익'으로 가져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렇게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나누는 생활경제(즉 잉여 자산을 가진 자와 그 자산을 필요로 하는 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경제활동)를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 일컫는다. 달리 표현하면 개별 경제주체가 다른 주체의 소유 자산을 임대하거나 같이 사용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모델이다. 한 사람 또는 다수가 공동으로 제공하는 자원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렌탈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유경제를 통하여 소비수준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비용은 줄일 수 있고(즉 종전의 '소비비용'을 '소비수익'으로 전환) 또한 공유경제에 동참한 소비자들은 SNS나 커뮤니티로 평판을 공유하며 새로운 인적 인프라 구축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공유경제가 가지는 매력이며 '착한 경제'라고 불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미 공유허브도시 선언을 통하여 공유촉진 조례를 제정하고 공유단체와 기업을 지정해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우리 공유경제 한 번 해보실래요.”라는 슬로건을 걸고 경험과 재능을 나누고 물건을 나누고 공간을 나누는 사람들과 함께 이루는 꿈, 기부에서 공유로, 공유에서 산업으로 그 외연을 확장시키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공유경제가 공유도시(영국 네스타, 네덜란드 S&N, 프랑스 oui share) 및 공유금융으로 진화되어 성공한 공유경제 모델 비즈니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Dell, Nokia 등 글로벌 기업들이 UN과 같은 국제기구와 함께 손을 잡고 오픈플랫폼을 만드는가 하면, 소위 P2P(개인 대 개인 간 거래: Peer to Peer)플랫폼 또는 공유경제 플랫폼이라고 통칭되는 단기적 공유모델인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 그리고 장기적 물물교환을 위한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 선택적 공유를 위한 킥스타터(KickStarter), 조파(Zopa)와 같은 서비스들이 그 사례이다.

 

이렇듯 공유경제 모델의 급부상은 산업 전체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글로벌회계법인PwC(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rice water house Coopers)에 따르면 P2P랜딩, 크라우드펀딩, 자동차, 숙박, 미디어, 온라인 인력조달 등의 공유경제규모가 2013년 150억$에서 향후 2025년에는 3,350억$로 20배 이상 성장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재화 창출의 툴이 전통적인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과 이를 구매하는 생산자(공급자)와 소비자(수요자)관계에서 벗어나 정보통신기술 등을 활용하여 공급자와 수요자의 거래가 동등한 위치에서 협업하는 다양한 공유경제 스타트업 기업까지 출현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에서 나아가 오픈소스 하드웨어가 IoT(Internet of Things)시장을 만나 새로운 공유가치를 높이고 있다.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회로도, 자재명세, 각종 도면 등을 대중에게 공개한 전자제품으로써 하드웨어 제작관련 특허 라이선스도 없고, 필요한 리소스가 모두 공개되어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신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두이노(Arduino),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등 다양한 오픈 소스 하드웨어 플랫폼과 온라인 정보공유 커뮤니티의 활성화, 드론(Drone), 3D 프린터(3D Printer)와 같은 디지털 제조기술의 발전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다종다양한 공유경제기업들이 한국에도 본격 상륙하여 공유 환경, 공유 문화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보았듯이 국민을 위한 경제 및 대안 경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데다가, 세계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이니만큼 그 확산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급변하는 국제경제의 흐름이 소유에서 공유의 시대로, 시장의 교환가치가 사회의 공유가치로 대체되기 때문에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공유경제는 가장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경제로 가는 지름길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시장경제의 한계 상황으로 발생하는 쓰지도 않는 물건을 끊임없이 사들이며 위안을 삼고, 각종 매체를 통해 지식을 섭렵하지만 정작 빈부와 정보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현실에 대한 새로운 대응책이 바로 '공유경제'인 것이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인터넷에 올리고 이를 본 다른 사람들이 조금씩 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목표한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 자신만의 노하우 또한 모두 공유경제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덴마크, 프랑스, 아시아, 남미, 북미 등 수 십, 수 백, 심지어 수 천 명의 사람에게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함으로서 놀라울 정도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학생, 기술자, 크고 작은 기업이 만든 앱 덕분에 하루에 한 시간만 사용되는 제품이 아니라 깨어 있는 시간 내내 활용되는 하나의 장치이자 도구로 탈바꿈한 이 스마트폰의 어플 하나가 세계경제와 공유경제를 리드하는 경제 공헌자를 많이 등장시키고, 인생 2모작의 계기를 마련하는 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2008년, 전 세계가 국제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저성장, 높은 실업률, 고 위험 등에 직면했던 시기에 등장한 공유경제가 활성화됨으로써 사상적으로는 대중적 합의기반을 구축하고, 기술적으로는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까지 포함하는 서비스 영역, 금융 서비스, 나아가 국가경쟁력까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유경제를 어떻게 풀어 낼 것인가에 대한 도구로 플랫폼에 관하여 알아보자.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으며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Network과 Open을 기반으로 수많은 정보들이 폭발적으로 생겨나고 있고 스마트폰으로 인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정보들을 실시간,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특히 과거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잠재적 가치들을 발굴하여 이를 다수의 공급자와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비즈니스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연결형 비즈니스가 가능했던 것은 바로 네트워크 인프라 등 연결 가능한 환경이 그 기반이 되겠지만 그 중심에는 빅데이터 기술이 KeyEnabler로서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온오프라인의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빅데이터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여 새로운 혁신을 이룩했을 뿐만 아니라 ICT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고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 성공한 기업들은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을 제시하면서 소비의 주체로만 인식되었던 휴대폰 사용자들에게 소비자이자 생산자, 즉 프로슈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즉 가격이외에 편의성이나 다양한 성능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서 플랫폼의 차별적인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다수의 사람들이 모인 네트워크를 혁신에 활용한 방식이며, 그동안 공급자가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던 것에서 네트워크 안의 구성원들이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다수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사업적 가치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비스 사업에서도 플랫폼은 고객 맞춤화, 거래 비용의 절감, 구성원 간의 공유라는 새로운 소비 방식까지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처럼 플랫폼 기업이란 생산은 직접 하지 않지만 판매는 전 세계 곳곳에서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므로 고객이 어디에 있으며, 원하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 제품을 생산할 업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고객과 공급업체 간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향후에는 플랫폼을 잘 구축하고 활용하는 기업이면 어느 영역이든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즈니스 생태계는 물론 여타의 영역에서도 우수한 플랫폼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이든 조직이든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플랫폼 사고나 생태계 관점, 인센티브 구조를 찾아보기 힘들며, 플랫폼 기반이나 수익 배분 구조가 매우 취약하다고 할 수 있으며 강자위주의 수익배분 구조 또한 단점으로 작용한다. 휴대폰 등 제조와 판매에서 상위를 달리는 대기업도 아직 플랫폼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지가 적고 인건비가 높아 점점 많은 양을 외부에서 아웃소싱에 의존해야 할 수 밖에 없는 한국에 적합한 기업형태라 할 수 있으므로 대기업도 하루 빨리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토대로 수익 창출의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플랫폼 기업형태는 제조업의 한계에서 태동했다고 볼 수 있다. 제조, 생산 과정에서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감소하는 추세이며 이는 제조기술의 평준화 현상으로 제조업체의 경쟁 입지를 점점 더 약화시키고 있으므로 이런 시기에 제조 공정 보다는 디자인, 개발, 마케팅, 물류 등 단계에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가 많아지게 되는 플랫폼을 확보해야 한다. 플랫폼은 향후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속한 기업 모두 신사업 발굴에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제품이나 개별 사업 단위가 아닌, 플랫폼 기반 사업구조로 변화를 시도하여야 한다. 누구나 쉽게 만나 원하는 가치를 교환하도록 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어 비즈니스 성공가능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서원 기자 infoj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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