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은희 서초구청장]
[정치닷컴=심은영]
구청장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감능력’ 이 구청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본다. 함께 아파하고 헤아리는 구청장 으로 주민의 마음을 읽는 행정을 펴나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라는 조선 정조 문장가 유한준의 말처럼 깊이 공감하는 마음은 사랑하는 마음과도 맥을 같이 한다. 주민과 진정어린 공감을 할 때 문제가 달리 보인다. 당연히 문제해결의 방법과 과정, 그리고 결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서리풀원두막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횡단보도나 교통섬등에 세워진 우산 모양의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은 여름철 쏟아지는 자외선을 맞으며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안쓰러워 세우게 됐다. 서리풀원두막을 처음 설치할 때는 ‘도로의 부속물’ 로 볼 수 있는지 도로법상 적합 여부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소신껏 밀어붙였다.
반향은 의외로 컸다. 언론의 호평속에 소셜미디어에는 수많은 칭찬 댓글이 달렸다. ‘세금은 이런데 써야한다’ 는 목소리를 들으며 주민들이 어떤 행정에 목말라 하는지를 절감할 수 있었다. 유럽 최고 친환경상인 그린애플어워즈를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 았다. 폭발적인 인기가 이어지자 전국 지자체에서 앞다퉈 서리풀원두막을 벤치마킹했다. 서초구에서 시작한 그늘막이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다. 이후 서울시는 그늘막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서리풀원두막이 가이드라인에 가장 적합한 디자인으로 평가받았고 각 자치 구는 이와 비슷한 모양에 색깔만 다른 그늘막을 설치하고 있다. 만약 처음에 논란이 있어 주저했다면 지금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늘막이 등장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사진= 서리풀원두막]
주민의 요구에 대한 대처 및 기본 생각은?
시대가 바뀌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이 되는 시대이다.
권위는 개개인의 삶과 연관이 있을 때만 인정받는다. 국민들이 위임해준 권위를 국민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면 다수의 외면을 받는다.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 권력을 가진 법원, 검찰, 교수, 공무원 등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이 사회 전반에서 존경받던 계층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가고 있지 않나. 국민들이 영향 력을 발휘하라고 위임해 준 권한을 국민들을 위해 쓰지 않고 자신의 명예나 안위, ‘그들만 의 리그’ 로 쓴다면 존재 가치가 없어지고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주민들의 삶에 도움을 주는 생활정치, 생활행정이 필요하다. 구청장은‘선출된다’ 는 의미에서 정치인 것이고, 선출되고 나서는 행정을 하게 되는 자리다. 정치와 행정이 결합된 직책으로 너무 정치적이어선 안 되고 너무 정치를 몰라서도 안 된다. 행정을 할 때는 주민 의 니즈에 접목해야 한다. 구청장은 항상 주민과 가까이 있어야 하고 또 주민이 쉽게 말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말을 들을 때 구청장 중심이 아니고 주민 중심의 행정을 해야 한다. 주민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른채 지레 짐작으로‘주민이 이렇게 생각할거야’ 라고 판단하는 순간 괴리가 생긴다.
주민의 목 소리를 듣는 게 우선인것 같다.
그러자면 주민들과의 접점이 필요했다. 그래서 제 휴대전화 번호를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그리고 문자를 보내드렸다.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의견을 달라고 했다. 보내온 문자에는‘언제까지 알아보겠다’ 며 반드시 피드백을 한다. 그 과정에서‘구청이 이렇게 내 생 활에 도움이 되는구나’하는 행정의 신뢰가 싹트는 것이다. 구청 공무원 입장에서는 현장 의 생생한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접하게 되므로 행정의 효율도 높아지게 된다.
구청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막무가내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주민들을 만나면 무엇 때문에 목청을 높이는지 겸손히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것이 공무원의 자세라고 말이다. 자꾸 일을 시켜서 고맙고 미안하지만 이게 우리의 기본이다. 왜 이렇게 민원이 많아, 고질적인 민원이야 하고 외면하면 공무원의 존재가치가 없어진다. 앞서 언급했듯 공무원에게 권한을 위임해준 분이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주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주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게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수나 진보라는 이념을 떠나 개개인의 삶에 따뜻한 실익을 주는‘사랑하는’영향력,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력을 보유한 ‘유능한’ 영향력이어야 한다. 사랑이 없는 유능함은 단절을 가져오고 사랑만 있고 유능함이 없다면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삶에 따뜻한 실익을 주는‘사랑하는’구청장,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력을 보유한 ‘유능한’구청장이 되겠다. 사랑받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
‘재건축부담금 산정방식 개선안’ 에 대해서? (배경, 취지, 내용 등)
구청장으로서 어려움 있는 현장의 목소리 바람직한 방향으로 건의하는 것 ,국토부에서 적극적으로 현장의 목소리 반영할 것으로 기대
재건축부담금 산정방식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것은 정치적 이슈를 만들거나, 정부에 반기를 드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에 충분히 동의한다.
다만 기초지자체 중 가장 먼저 맞닥뜨린 전례 없는 상황에서 현장에 있는 단체장으로서 어려움이 있는 현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건의하는 것이다. 국토부 재건축 부담금 업무매뉴얼을 근거로 한 부담금이 반포현대아파트에 최초로 매겨졌고, 실제로, 2020년에는재건축부담금을 부과해야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행 국토부 매뉴얼이 다소 모호하고 막연해 부담금 산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감정평가사, 변호사, 회계사, 정비사업 전문 관리업자등 민간전문가들과 수차례에 걸친 토론을 통해 도출한 5가지 개선방안을 지난 7월 국토부에 건의했다.
국토부에 건의한 핵심내용은 △종료시점 주택가액(조합원주택가액) 예정액 산정시 단지 규모, 위치 등 고려해 인근시세 반영, △공시가액 비율의 개시시점(추진위 승인일)과 종료 시점(준공인가일) 차등 두지 말고 동일 적용하자는 것이다.
또 △주택가격 상승률 적용시 ‘현재 예정액 산정 시점에서 과거 10년까지 평균상승률’ 로 폭을 넓힐 것. △불확실한 미래의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 산정시 Range(범위) 설정해 폭을 넓힐 것, △주택매입시기 및 가격, 상가 및 주택, 1주택 실소유거주자 등 보호를 위한 부담금 배분의 구체적 기준 마련 등이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던 부담금 산정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국토부에서 적극적으로 전문가등 자문단의 의견을 토대로 건의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대한 과세이며 또 부당한 2중과세이기 때문이다. 구청장으로서 직접 법안을 발의할 수 없지만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서 함께 힘을 모아 가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
서울시와 업무 조율 방식은?
서울시장도 시험대, 당적을 떠나 긴밀이 협력해 갈 것
서울시와 협업이 힘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 자체가 기우가 아닌가 생각한다. 서울시 25개구 중 유일 야당으로 서초구의 의견이 더 중요해졌다.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대화하면서 필요한 사안은 당당하게 요구하겠다.
특히 서울시장은 1천만 서울시민의 수장이고 서초구민도 서울시민이다. 서울시장이 이 번 선거에서 서울시민 절반의 지지를 받았다 해서 나머지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표심을 버리시지는 않듯 서울시장과 당적이 다르다 해서 서초구만 외딴 섬으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또 서울시장은 평소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말해왔다. 그런 점에서 행정의 소수자로 점 하나인 서초구 의견도 존중해 줄 것이다. 선거 때 민주당 후보지원 유세에서의 “서초구가 서울시와 갈등을 일으켰다” 고 한 박 시장 발언은 선거 레토릭이라고 생각한다. 선거가 끝나고 서울시장은 25개 구청장중 유일한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이 나온 서초구의 목소리를 특별히 더 경청하겠다며 저를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라고 평가했다. 좋은 독재도 독재이듯 소수의견을 어떻게 잘 수렴하는가에 대해 서울시장도 시험 대에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박 시장과 잘 소통하고 있고 오히려 서초구에서 제안해서‘좋다’ 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이 받았다. 양재R&CD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가 그 예다. 박 시장이 서초구청에 와서 서초구와 MOU를 맺었고 규모는 두 배로 늘어났다. 또 원지동 서초종합 체육관 건축에 특별교부금 17억 원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또 최근에 서울시 구청장 워크 숍에서 모든 구청장이 박 시장에게 하나씩 건의하는 시간이 있었다. 거기서 박 시장이 다른 구청장 얘기엔 답하지 않았는데, 제가 건의한 서초문화예술회관 부지교환 건의에 대해서 유일하게 들어주겠다고 답을해 앞으로도 서울시와 협력이 순조로울것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방분권이 주는 의미는?
주민 행복지수 높이기 위해 지방정부 권한 강화되어야 예) 마을버스 노선 조정 권한
진정한 지방분권으로 지방자치가 활성화되고 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 정부의 권한이 강화되어야 한다. 지방정부는 지역 사정의 가장 잘 알고 주민들의 삶과 가장 가까이 연결되는 정책을 펼치며 현장에서 들려오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실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의 한 예로 마을버스 노선 조정 권한을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넘겨야 한다고 본다. 신규 아파트 입주등 새로운 교통수요가 발생해 주민들의 마을버스 노선 신설 요구가 많거나, 교통여건이 변해 마을버스 주민 이용도가 높은 노선을 조정하려고 할 때 서울시 조례와 지침에 위배되다보니 사업 추진이 어려운 현실이다. 마을버스는 동네 구석구석을 도는 실핏줄 같은 교통수단으로 주민의 삶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자치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
민선7기 서초구청 운영 방향에 대하여?
저출산, 청년실업, 고령화, 양극화문제등 ‘밝은미래’ 라는 키워드로 풀어갈것
민선7기는‘밝은미래국’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쉼 없이 도전하고 재기할 수 있는‘생애 세 번의 기회’ 를 마련해 주는 사업이다
첫 번째 기회는 교육과 보육에 대한 기회 균등의 사다리다. 출생환경에 따라 생기는 보육과 교육의 격차를 완벽하게 보완할 수는 없더라도 구청 차원에서 차이를 줄여가는 작업을 펼치게 된다.
두 번째 기회는 삶의‘세컨찬스’ 다. 사회에서 실패하더라도 재기하도록 도와주는 업무를 진행한다.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은 청년 정책으로 서초구 내 청년 취업률을 끌어올릴 계획 이다.
세 번째 기회는 제3의 인생 기회다. 어르신들이 액티브시니어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진행한다. 이를테면 효도버스를 타고 신개념 경로당인 느티나무쉼터를 방문해 여가와 건강, 문화생활을 원스톱으로 즐기며 생기 넘치는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밝은미래국’ 은 중앙정부나 서울시, 25개 자치구 어디에도 없는 직제다. 밝은미래국에서 하는 사업들이 이제 막 시작 단계를 밟고 있다. 밝은미래국을 중심으로 출생에서부터 아동, 청장년, 노년까지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복지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복지를 마련해가는 것이 목표다. 저출산과 청년 실업, 고령화문제, 양극화등이 시대의 구조적실패들을 좀 더 포괄적관점에서 ‘밝은미래’ 라는 키워드로 풀어보겠다.
서초구민에게 한마디?
서초에 산다는 것이 자부심이 되고, 서초답다는 것이 긍지가 되도록 할 것
구민 분들께서 응원해 주신 덕분에 서초에서 12년 만에 재선 구청장이 되고, 서울에서 유일한 홍일점 구청장이 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더욱 열심히 일해 서초에 산다는 것이 주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서초답다는 것이 주민들의 긍지가 되도록 하겠다.
그간 서초구의 발전과 변화는 어느 사람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다. 격려와 성원, 따끔한 조언도 아끼지 않은 45만 구민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크고 작은 따뜻한 기부를 자발적으로 실천하며 이웃과 행복을 나누는 서초구민들이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다시 한 번 품격 있는 서초구민을 섬길 수 있어 행복하다.
두 번째 4년을 주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45만 구민 한 분 한 분을 더 정성껏 섬기겠다. 민선6기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엄마의 마음으로 알뜰살뜰 챙겨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서초,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 서초,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품격있는 서초를 만들겠다.
다시 한 번 주민과 함께 서리풀원두막과 같은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가는 것은 더없는 기쁨이다. 주민과 함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와 양재R&CD특구 같은 원대한 미래를 그려 나가는 것은 더 없는 보람이다. 구민의 행복이 곧 저의 행복이다. 그동안 씨 뿌렸던 것들을 활짝 꽃피워서 기쁨의 열매들을 45만 구민들과 함께 나누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