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과 한반도

기사입력 2018.06.1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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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닷컴=장팔현]


요즘 세계 뉴스의 중심지는 단연 한반도다.

 

 

한반도는 산자수려한 금수강산이요, 기가 센 곳이다. 아울러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첨예하게 대립, 충돌하는 곳이기에 늘 시끄러웠고 6,25라는 동족상잔마저 겪어야했다.

우리는 두 세력 간의 균형을 잘 잡아주어야 한다. 즉, 우리가 주인이 되어 밸런스 오브 파워(Balance of Power)를 잡아야 한반도가 안전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석에 앉아 주변 4강을 조율 해야지 박근혜 정권 때처럼 극과 극을 오가는 ‘극 반전 외교’를 하다가는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박 정권은 초기 친중 정책을 펴 중국 측으로부터는 환대를 받았다. 특히 2015년 9월2일 중국 전승절 때의 방중은 미, 일의 염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참여하여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박정권은 귀국 후 오래지 않아 이번에는 일전하여 친미 중심외교로 방향을 틀었다. 자연적으로 미국의 압력에 의해 2016년 1월에 한일 위안부 합의가 급히 이루어졌고, 이어 11월에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었다. 이는 해양세력 간의 군사동맹으로 한반도 전쟁 시 한미일이 하나로 움직인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 합의와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국민감정과는 정반대로 미국의 국익 도모 하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후 이의 연장선상에 우여곡절 끝에 성주군에 사드가 배치되었고, 화가 난 중국에 의한 보복으로 우리나라는 지금껏 경제적으로 완전히 회복이 안 되고 있다. 게다가 개성공단까지 폐쇄하고 철수시켰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외교로 말미암아 경제적 손실을 본 천추의 한이런가? 

 

이처럼 남북 화해와 평화의 주역인 우리가 운전석에 앉지 못하고 조수석도 아닌 뒷좌석에 방치될 때 주변 강대국은 6.25 때처럼 우리민족을 안하무인 식으로 대하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9년간 긴 빙하기를 끝내고 남북이 대화와 화해 모드로 접어들기까지에는 정말 숱한 전쟁 위험이 고조되었다. 이처럼 긴장된 상태에서 2017년도는 더욱 살얼음판을 걸어야 했다. 그 한해만 해도 북한에서 쏜 미사일이 동해 상공에 날아다니고 핵실험이 여러 번 이루어지는 등 이는 곧 일본과 미국의 거친 항의와 유엔에서의 지독한 제재가 뒤따르는 원인제공이 되었다. 자칫 일촉즉발의 전쟁 위험성마저 나돌던 상황이었다. 

 

이처럼 위험했던 한반도에 올 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로부터 남북대화와 평화가 가능할 것이란 일말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반전이 이루어졌다. 이후 대화 분위기는 곧 행동으로 옮겨졌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면서 남북의 화해 분위기는 실제 행동으로 점화되었다. 이때 백두혈통의 실세인 김여정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내려오면서 한반도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현 정부의 노력도 엄청 크다 할 것이다.

 

 

이러한 화해분위기를 타고 드디어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담을 가진 뒤 남북한 주민들은 물론 세계인들의 눈과 귀는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 그만큼 남북정상회담과 북·중 정상회담 및 곧 개최할 북·미 간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이후 펼쳐질 종전선언과 나아가 평화협정에 이를 것이란 예측 속에 남북한 주민 대다수는 기대감과 환희에 들 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5월8일에도 재차 다롄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다. 그만큼 한반도의 해빙 무드에 당사자인 남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마저 자국의 이익을 따져가며 저울질 하고 있음이다. 다음날인 9일에도 일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미국과 북한의 기 싸움은 치열하다. 북한은 미국의 무리한 요구가 이어지자 즉시 시 주석과의 회담을 갖는 등 적극 대응했다.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도 했다. 북미의 치열한 공방전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 재차방문으로 합의점을 도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되었고, 싱가포르에서 6월12일 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귀국 당일 발표하게 되었다. 어찌됐든 조율이 잘 된 덕분이다.

 

 

하여튼 회담이 결정되기까지 상호견제는 북미 간은 물론 북일 간에도 험한 말들이 오갔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받아들이기 힘든 ‘시브이아이디’(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요구했었다. 북한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유연한 자세로 양보하는데도 너무 과한 요구를 하면 회담이 성사되기 힘들다.

 

잘 진행되던 북미 간 물밑 대화는 뒤늦게 미국 측의 지나친 요구로 판이 깨질 뻔 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자구책으로 완전히 다시 친중 국가로 돌아 설 수밖에 없다. 북한이 가까이 다가서고 있는 시점에서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지난 5월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약칭으로 ‘PVID’를 얘기했는데, 이는 ‘영구적이고(permanent), 검증가능하며(verifiable), 불가역적(irreversible)인 핵 폐기(dismantling)’라는 가장 강력한 요구를 해왔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CVID’와는 용어상 차이는 있지만 뜻에서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다만,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원하고 중국도 지지하는데 반해 미국은 일괄처리 방식인 원-샷 비핵화(즉 핵사찰의 시작과 동시에 비핵화를 공식화 하자는 의견)를 주장하며 충돌하였으나 북한이 타협책으로 내건 ‘신뢰 구축 후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란 제안이 물밑 협상에서 접점을 찾은 것 같다.

 

 

남북은 친미국가로 가야!

 

 

치열한 수 싸움은 지금도 계속 중이다.

아울러 잘 진행됐던 북미 양국의 물밑 대화가 한때 삐걱거린 데에는 일본이 있었지 않나 추측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핵 폐기까지 선언하고 검증도 받겠다는데 이에 한 술 더 떠 미국은 생화학 무기와 중거리 미사일 등 다른 것도 폐기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는 아무래도 아베-트럼프 회담 시 일본 측의 요구사항이 더해진 느낌이다. 북한으로선 아무리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기로서니 생사여탈권까지 미국이 가지려한다는 느낌이 들어 급거 다롄으로 시진핑 주석을 만나러 간 것일 게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이어지는 남북미 간에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나라는 일본 같다. 일본은 미국에 대하여 북한과 회담 시 일본인 납치 문제 및 생화학 무기 폐기는 물론 중거리 미사일 폐기 등 북한을 자극하며 발가벗기길 바라고 있다. 일본은 무리한 요구로 회담이 깨지길 바라는 것 같다. 그러니 북한이 화를 내는 것이다. 일본과 같은 지나친 요구로는 성공적인 회담이 이루어질 수 없다. 회담은 상대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서로 주고받아야지 일방적인 요구는 파탄을 불러온다. 

 

일본은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일고 남북이 통일 되는 걸 반대하는지 사사건건 과한 요구를 하고 있다. 특히 아베수상은 북일 수교를 원한다고 얘기하면서 언제나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이점을 먼저 알아야한다.

 

 

일본은 일제시대 북한지역에 대한 식민지배와 종군위안부 문제 등에 대하여 먼저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 물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도 인권문제로 중요하다. 그러나 일에는 순서와 사안의 경중이 있다. 시대적으로도 일본은 일제시대 북한 주민들에게 행한 피해에 대하여 진솔한 사과 및 배상 후 북일 수교가 순서이다. 이후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하여 북한이 풀 문제이다. 북일 수교 후 납치 문제를 푸는 게 순서라 생각된다.

 

 

어찌되었건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당사자인 남과 북이 주체가 되고, 주변 강대국들이 도와주어야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본은 남북통일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중국 또한 속내는 남북통일 후 필연적으로 한국, 미국, 일본 등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가진 해양세력과 두만강,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접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조선시대처럼 북한만이라도 속국 내지는 직접 통치하고픈 것이 속내일 것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최소한 옛날 중국과 고조선 사이에 완충지대로 존치했던 상하장(上下障)처럼 현재의 북한 지역을 해양세력에 대한 방패막이로 계속 두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한반도 영토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라도 통치 내지는 영향권 내에 두고 싶어 함에는 이의가 없어 보인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영토의 침해나 직접 통치는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옛날 외교 방책에도 근공원교(近攻遠交)란 말이 있다. 가까운 나라는 견제하고 먼 나라와는 수교하라는 말이다. 때문에 남북이 평화체제 구축 후 통일에 이르기까지에는 남북 모두 친미국가로 가야한다. 그 길만이 우리 민족이 한반도에 두 발을 굳건히 딛고 번영해 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물밑 대화가 계속 잘 진행되어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남북통일이라는 큰 선물이 우리민족에게 주어지고, 그 길이 세계평화와 인류애의 든든한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 

[장팔현 기자 infoj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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