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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닷컴/휴먼리더스=편집국]
[사진=태영호 의원]
북한의 제8차 당대회가 막을 내린 지 한달만에 노동당 전원 회의가 열렸다. 회의는 경제 위기 극복을 염원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큰 기대감을 받으며 열렸고, 며칠 동안 공들여 진행되었지만 현 상황을 돌파할 마땅한 비전 없이 끝을 맺었다. 단지 현실성 있는 경제계획을 제시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북한 간부를 크게 질타하는 김정은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 경제부장 한 명을 경질하는 게 전부였다. 이번 회의로 북한의 경제 사정이 대단히 심각하다는 사실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눈여겨 볼만한 대목도 있다. 바로 김여정의 당직은 그대로 두고 리선권 외무상을 정치국 위원으로, 김성남 당 국제부장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전격 승진시킨 것이다. 8차 당대회에서 당 지도부를 새로 꾸린 지 한 달도 안 돼 다시 일부 인사들의 당직을 올려준 사례는 북한 역사에서 찾을 수 없다. 파격적 인사조치이다. 필경 김정은이 전격적으로 인사 조치를 해야 할 필요성이 느꼈다는 것이다. 북한이 통상 외교 부문 간부들의 당직을 올릴 경우는 중국과의 대화에서 격을 맞추기 위해서이다.
현재 북한의 형편으로는 자력갱생을 통해 이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 북한이 올해 상반기‘보릿고개’를 넘기려면 중국의‘산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북한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김정은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경제원조 및 의료지원을 요청하거나, 리선권이나 김성남을 중국으로 파견해 도움을 청하는 길밖에 없다.
물론 중국도 북한에 공짜로 주지 않을 것이다. 수 십년 동안‘결박과 지원’의 대북정책을 병행해온 중국은 북한에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수립되기 전까지는 도발하지 말 것을 요구할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리뷰(review)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도“주어진 시간 내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 위해 서두르진 말라”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이런 구도에서 파악하면, 북한이 3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에 물리적인 도발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당분간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탐색전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