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라디오 방송 표방 오디오 저널리즘 콘텐츠 <스탠바이미>

기사입력 2019.03.1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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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희수 PD]


[정치닷컴=심은영]

보도전문채널 YTN은 ‘목소리로 연결하는 세상’이라는 부제를 가진 YTN의 인터뷰 프로그램 <스탠바이미>를 지난 12월 8일 오전 9시 25분 시청자들에 첫 선을 보였다. <스탠바이미>는 TV속 가상의 라디오 방송을 표방한 오디오 저널리즘 콘텐츠다.

 16년차 동기인 기자와 PD가 함께 만든 프로그램으로 매일같이 쏟아지는 속보와 정보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이슈를 돌아본다는 게 기획의도였다. 실제 라디오 부스에서 이슈자키와 대화하는 인터뷰이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관련 영상과 다양한 녹취, 배경음악과 효과음을 적절히 입힌 전혀 다른 콘텐츠 제작 방식으로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다.

 

목소리가 가진 힘은 강력했다

 

 <스탠바이미>기획 단계에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듣는 방송’을 하겠다고 발제했을 때 주변의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다. “TV 프로그램에서 왜 굳이 대면인터뷰 대신 라디오 전화 연결을 하려고 하니? 화면은 뭘로 채울래? 지루하지 않을까?”

 하지만 첫 방송 이후 이 같은 선입견은 일순간 사라졌다. 목소리가 가진 힘은 강력했다. 고 윤창호 아버지를 통해 <고 윤창호가 남긴 것들>이란 주제로 음주운전 이슈를 짚어본 첫 인터뷰 아버지 목소리의 울림은 그 어느 백 마디 말보다 더 진한 감동과 메시지를 줬다.

 

 또 하나의 장점은 전화인터뷰 대상의 확장성과 몰입도다. 해외에 있는 이슈의 인물도 인터뷰 할 수 있고 또 직접 얼굴을 내보이기 꺼려하는 사람들도 인터뷰가 가능하다. 많은 사건의 피해자나 당사자들이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나와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하곤 하지만 TV 속에선 자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라디오가 가진 장점을 TV로 옮겨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실제 인터뷰를 진행해보니 라디오 인터뷰가 가진 힘은 실로 어마했다.

 

보이지 않기에 더 힘든 ‘감정의 절제’


 <스탠바이미> 첫 회 ‘고 윤창호’ 씨 편에서 아들 잃은 슬픔을 최대한 절제하고 이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시기 위한 인터뷰에 나서셨던 아버지가 감정을 꾹꾹 눌러 절제하는 모습이 녹화 내내 지켜보는 제작진에게도 참기 힘든 슬픔이 전달되었다.

 그 아버지의 숨소리와 떨림을 그대로 들으며 진행을 해야 하는 진행자에게는 정말 참기 힘든 순간이 되었다. 아마도 기존의 아나운서와 방송인 이였다면 이미 눈물이 터져 울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16년차 기자이자 앵커였던 최영주 씨는 끝까지 흔들리는 감정을 보이지 않으려 인터뷰 내내 노력하는 모습에 지켜보는 나의 감정은 이미 무너져 버렸고 앵커는 기자의 본분을 지켜 인터뷰 끝나는 순간까지 절제했던 모든 감정이 한순간에 빵하고 감정이 터지는 장면이 그대로 화면에 담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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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 윤창호법 제정 촉구.  오른쪽: 고 윤창호 유가족]

 

편집 과정에서 진행자의 눈물을 프로그램에 담는 것이 맞는가의 주제로 난상토론이 벌어졌고 기자 출신의 진행자는 저널리즘 통념상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고 난 뉴스가 아닌 프로그램임을 강조 했다.

 그분의 떨림 그리고 자연스러운 진행자의 눈물을 담아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진행자도 함께 공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 생각 했고 설득 끝에 최대한 절제를 담은 눈물을 담아냈다. 다행히도 그걸 본 시청자분이나 동료들도 그 장면에 공감했고 함께 울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 장면은 11회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편집했다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장면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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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영주 앵커]

 

‘피디리즘‘은 YTN PD협회가 처음 만든 말

 

피디리즘은 YTN PD협회가 처음 만든 말이다. 저널리즘, 휴머니즘, 리얼니즘을 빼놓고는 YTN PD가 될 수 없다는 의미로. 타 방송국처럼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피디들이 아닌 이상, 저널리즘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언론사 PD란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피디리즘에 충실한 프로그램이 바로 <스탠바이미>다.

 

 TV 콘텐츠인 동시에 라디오, 팟캐스트 영역 오디오 스토리텔링 콘텐츠

 

 <스탠바이미>는 TV프로그램이지만 ‘오디오 스토리텔링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눈을 감고 오디오를 들으면 더욱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된다. 오디오 퍼스트 콘텐츠이기에 목소리를 잘 따기 위해 라디오 부스를 이용했고 만들어진 콘텐츠는 동시에 YTN 라디오(FM94.5)를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TV 콘텐츠인 동시에 라디오나 팟캐스트로도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것도 제작진의 목표 가운데 하나였다. 문제는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을까하는 의문이었다.

 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오디오 콘텐츠 수요는 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언론사들의 오디오 콘텐츠는 단순히 뉴스를 재가공한 것이거나 기존 라디오 방송을 그대로 팟캐스트화 한 것, 또는 떼-토크 중심의 팟캐스트 방송 일색이다.

 미국 팟캐스트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뉴욕타임즈의 <The Daily>처럼 인터뷰를 중심으로 다양한 배경음과 녹취, 음악, 효과음 등을 입혀 만든 오디오 스토리텔링 콘텐츠는 아직 전무하다. <스탠바이미>는 이제 막 발걸음을 뗐지만 기존의 오디오 콘텐츠와는 다른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오디오 저널리즘에 도전하려고 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스탠바이미>는 아날로그 감성을 일깨운다


<스탠바이미>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소통의 공간, 라디오 부스 속에서 대화하고 메모를 끄적이며 아날로그 감성을 일깨운다. YTN 주요 시청자인 50~60대 중장년층을 타겟으로 삼은 것이냐고?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과 가장 친숙하다고 여겨지는 ‘밀레니얼 세대’(80년대 초반부터 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들이 더 아날로그를 찾고 있는데, 이들이 좋아하는 매체가 라디오와 팟캐스트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라디오 연결을 통한 소통과 사연, 음악 등이 만들어내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바탕으로 인터뷰 대상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진행자의 다양한 표정을, 심지어 눈물까지도 롱테이크로 담아 모든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다. 또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지겹게 들어주는 방송, 그래서 ‘듣는 방송’을 만들어 보고 싶다. 바로 그것이 <스탠바이미>다.

 

YTN 방송 최초 ‘이달의 PD상’과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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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달의 PD 상 과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수상 ]

 

시청자와의 감성의 소통은 PD들이 직접 뽑는 한국PD연합회 선정 ‘이달의 PD상’에 선정되었다. PD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로운 상이다. 또한, <스탠바이미>는 YTN PD협회가 생긴 첫해 첫 출품작으로 분기별 한 편만 주는 <프로그램 혁신상>을 수상 하였다. ‘프로그램 혁신상’은 분기별로 수여하는 상으로 TV·라디오 할 것 없이 내로라하는 프로그램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권위 있는 상으로서 각축을 벌여 일궈낸 결과라 그 의미가 크다.

안수영 한국PD연합회장은 ”YTN PD 협회가 지난해 9월에 결성됐는데, 분기당 한번 주어지는 ‘혁신상’을 당당히 거머쥐어 열정만이 아니라 실력과 완숙함까지 갖춘 PD들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YTN PD들처럼 저희도 크리에이티브하게 계속 갈고 닦겠습니다.” 고 할 만큼 새로운 시도였고 완성도에서도 타사 프로그램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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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목소리

 

 <스탠바이미>는 시사 이슈만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목소리를 담는다. 이희수 PD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이 되고자 한다” 며 “각기 다양한 이유로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로의 메시지 전달이 <스탠바이미>의 목표”라고 밝혔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공간, 가장 원초적인 통화수단을 이용한 아날로그 감성을 바탕으로 인터뷰 대상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진행자의 다양한 표정 통해, 심지어 눈물까지도 롱 테이크로 담아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고자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은영 기자 infoj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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