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조리] 열악한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 휴게시설 - 휴게시설조차 없거나 냉난방기 미설치

기사입력 2020.10.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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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닷컴/휴먼리더스=심은영]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에 제출받은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 휴게시설의 고용노동부 지침 기준 충족 현황’을 분석한 결과, 휴게시설이 지하에 위치하거나 냉난방기가 설치되지 않는 등 지침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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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민정 의원]

급식 제공 학교 중 휴게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학교는 전국적으로 132개교였다. 휴게시설이 지하나 반지하에 있는 학교도 372개교나 되었으며, 지침 기준 상 적정 넓이인 1인당 휴게 면적 1m²를 지키지 못하는 좁은 휴게시설의 문제는 무려 1,000개교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적정 수준 이상으로 소음이 발생하는 휴게시설도 281개교가 있었으며, 조리장과 가까워 화재 발생의 우려가 있음에도 화재 발생에 충분히 대비되지 못한 휴게시설도 1,064개교나 되었다.

 

무엇보다 휴게시설 내 냉난방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적정 온도 및 습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학교도 여전히 263개교가 있었다. 조리 업무의 특성상 고온의 작업장에 오랜 시간 근무해야 하는 실정이며 특히 올해는 여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휴식 중에도 마스크 등을 벗을 수 없어 더위를 식히기 어려웠던 상황 등을 고려해볼 때, 냉난방기 설치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교육청은 냉난방기 미설치 사유를 냉난방기 설치에 필요한 최소 공간의 부족과 학교 자체 예산의 부족 등으로 설명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지침 기준 충족률을 파악한 결과, 평균 95.1%의 충족률을 드러냈다. 관내 전 학교가 지침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지역은 92개의 급식 제공 학교가 있는 세종시교육청이 유일했으며, 경북과 전남이 각각 92.4%, 92.5%로 충족률이 가장 낮았다. 경북교육청 등은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 휴게시설의 개선을 포함하여 학교 급식실 현대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의 노동 강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부로부터 ‘최근 3년간(2018학년도~2020학년도) 학교 현업업무 근로자 4개 직종의 산업 재해 발생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학교 안에서 일어난 산업 재해 발생 건수 2,338건 중 조리 종사원에게 발생한 재해는 무려 1,950건(83.4%)에 달했다. 

 

구체적인 재해 발생 사유도 ‘이상 온도 접촉’과 ‘넘어짐’이 각각 478건, 541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역적으로는 경기도에서 최근 3년간 672건으로 가장 많은 재해가 발생했으며, 이는 서울에 비해서도 3배가량 더 많은 수치이다. 또 지난 5월 제주도에서는 최근 3년간 계속해서 발생했던 음식물 쓰레기 감량기로 인한 손가락 절단·골절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서울, 경기, 인천 교육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각 교육감에게 관내 학교 조리 종사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지적하고, 휴게시설 등을 고용노동부에서 제시한 지침 기준에 맞추어 전면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하여 각 교육감은 “실태를 신속하게 파악 후 빠르게 개선 조치하겠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관련하여 강민정 의원은 “학교 현장 노동자의 안전보건 의제를 논의할 산업안전보건위원회가 대표자 선정 문제 등으로 여전히 4개 교육청에서 설치되지 않았고, 6개 교육청은 설치 후에도 여전히 형식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내실화를 통해 현장과 행정이 긴밀히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적극 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진 열악한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 휴게시설의 경우 시도별로 빠르게 실태 파악 후 개선하여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휴식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심은영 기자 infoj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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