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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닷컴=이건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중소형 원자로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정부의 급격한 탈원전 정책 때문에 중단됐던 미래 에너지원 SMR의 기술 실현을 위해 국내에서 발의된 최초 법안이다.
[사진=최형두 의원]
탄소중립 정책의 대안으로 소형모듈원전(SMR)이 떠오르는 가운데, 중소형 원자로와 이를 활용한 시스템의 연구개발, 실증· 상용화 및 수출지원 등을 규정하는 제정법안이 국내 최초 발의됐다.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중립 대안으로 주목하는 중소형 원자로는 총 전기출력이 300메가와트 이하이거나 열 출력이 1,000메가와트 이하인 원자로를 말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으며, 주요 기기가 하나의 원자력 압력용기에 담겨있는 일체형 구조로 별도의 연결 배관이 없기 때문에 방사능 유출 위험이 대형원전 대비 1000분의 1 수준으로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전 지구적 위협으로 떠오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려되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동하는 간헐성 때문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렵다. 이런 재생에너지의 근본적 한계를 석탄 석유 등 기존의 화석연료로 보완하려는 발전체계로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 공급 제한으로 에너지 위기를 맞은 유럽국가들의 화석연료 대안 마련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국민부담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탄소배출을 효과적으로 감축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가격에 안정적 전력공급이 가능한 저탄소 에너지원 원자력을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사용해야 한다. 중소형 원자로 SMR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까지 SMR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85GW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시장 규모는 연 150조원으로 추산된다.
기존 대형원전이 대규모 초기투자 비용과 오랜 건설 기간, 재생에너지와의 연계성 문제로 신규 건설 수요가 제한적인 데 반해, 원자로의 크기와 출력을 줄인 중소형 원자로는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해 소규모 부지에 지을 수 있고 건설 기간이 짧아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바다에서 대규모 냉각수를 끌어와야 하는 대형원전과 달리 SMR은 입지 선정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미국 17기, 러시아 17기, 중국 8기 등 전 세계 약 70기 SMR이 개발 중이고, 우리나라는 소규모 전력생산과 해수 담수화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소형 일체형 원자로인 SMART 원자로를 개발했으며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이와 함께 2030년대 이후 세계 SMR 시장에 대처하고 미래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산·학·연 공동으로 혁신형 SMR 개발을 추진 중이다. 두산 삼성 현대 GS SK 등 국내기업들도 개발사와 손잡고 SMR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원전 기자재 제작 능력이 있는 나라는 한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스페인, 러시아, 중국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번 법안에는 SMR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노력과 투자가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와 미래 먹거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게 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방안들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중소형원자로와 이를 활용한 시스템 진흥의 체계적 지원을 위한 중소형원자로시스템 종합발전계획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수립하고 이행상황을 점검해 결과와 보완대책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국무총리가 위원장이 되는 중소형원자로시스템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중소형원자로시스템 진흥 정책, 발전계획 및 이행에 관한 사항들을 심의하도록 했다.
특히, 중소형원자로시스템 R&D 수행 대학·연구소·기업이 집적돼 있고 중소형원자로시스템 진흥에 기여도가 우수한 지역에 ‘SMR 시스템 진흥 특구’를 지정할 수 있게 했다.
SMR 시스템 진흥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 및 지원 규정과 수출촉진 규정도 담았다.
최 의원은 “글로벌 전력시장에 대응해,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이 중소형 원자로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고 빌 게이츠를 비롯한 원전 리더들도 핵연료를 교체하지 않고 냉각수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소형원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저탄소 에너지원과 재생에너지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SMR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우리 고유의 중소형 원자로와 이를 활용한 시스템을 하루빨리 개발·실증하고 상용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법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