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심판사건 청구] 신뢰 향상 위하여 소액사건도 판결이유서 기재 필요

기사입력 2021.09.2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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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닷컴/휴먼리더스=이미영]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2021년 6월까지 접수된 민사사건의 72.4%가 소액사건으로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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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기상 의원]

소액의 민사사건을 간이한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하여 도입된 소액사건심판이 오히려 당사자의 재판청구권을 제약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민사사건의 대부분은 소액사건으로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액사건심판법」은 1심 법원에서 소액사건을 보다 간이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민사소송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소액사건심판규칙」은 소액사건의 범위를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금전 기타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제1심의 민사사건’으로 정하고 있다.

 

특히,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5개 지방법원의 소액사건 비율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이 84.5%로 소액사건 비중이 가장 높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82.4%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81.9%, 서울서부지방법원 78.4%, 서울동부지방법원 70.3% 순이었다. 소액사건 비중이 가장 낮은 법원은 제주지방법원으로 57.7%였다.

 

소액사건 항목을 살펴보면, 양수금 28.7%, 구상금 13.4%, 대여금 11.7%, 임금 10% 등 우리 국민들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사건들이 소액사건으로 다루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하여 금융기관이 시민을 상대로 대여금·양수금·구상금·신용카드 이용대금 등의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소액재판을 이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5년간 접수된 소액사건 중 이행권고로 종결된 사건은 14.5%였고, 조정과 화해는 각각 2.9%, 1.4%에 불과했다. 이행권고제도는 2001년 1월 소송경제적으로 낭비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도입되었음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3,776,072건 중 62.3%에 해당하는 2,352,147건은 판결까지 이른다. 그중 원고가 승소한 경우는 2,099,258건(89.2%)이었다. 같은 기간 동안 소액사건 항소율은 4.1%였다[표4]. 이는 2019년 기준 민사 단독사건 항소율 7.7%, 합의사건 항소율 34.5%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소액사건에 대해 일반 민사소송절차에 비해 여러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법 제11조의2 제3항은 “판결서에는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실무에서는 일반적으로 판결이유 기재를 생략하고 있다. 법 제3조는 일정한 경우*에만 상고 또는 재항고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법 제7조는 즉시 변론기일을 지정하고 1회의 변론기일로 심리를 종결하도록 하고 있다.


가장 문제되는 특례 규정이 바로 판결이유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3,000만 원은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생활에 꼭 필요한 적지 않은 금액이기에 그동안 판결이유를 생략하여 당사자가 패소 이유조차 알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깜깜이 판결문으로 인하여 방어권을 행사하거나 항소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소액사건의 항소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 특히 당사자로 하여금 소송에서 왜 졌는지를 납득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사법불신만 키운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최 의원은 “판결문은 사법부가 제공해야 하는 중요한 공적 서비스”라며 “판결이유가 없는 판결문은 ‘소액의 민사사건을 간이한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한다’는 「소액사건심판법」의 목적에 의하여 헌법상 국민의 정당한 재판청구권을 부당하게 제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헌법상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충실히 보장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며 “실효성 있는 국민의 권리구제와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 향상을 위해서 소액사건도 판결서 이유 기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영 기자 infoj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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