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자산매각] 정부 구조조정 실적 무리하게 부풀려

기사입력 2023.05.2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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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닷컴=이건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각 공공기관으로부터 수합한 자료에 따르면,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따라 공공기관이 매각한 50억원 이상의 자산 중 90% 이상이 이미 매각되었거나 매각 계획이 잡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구조조정 실적을 무리하게 부풀려 치적 과시와 공공기관 민영화 명분만들기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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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혜영 의원]
기획재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2년 3월 말 기준으로 공공기관들은 1조 4332억 원의 자산매각 실적을 보고했다. 장혜영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해당 자산 매각 리스트를 받아 50억원 이상으로 매각된 모든 자산 22건(총 매각액 1조 972억원, 전체의 76.6%)을 공공기관들로부터 별도로 확인한 결과 이 중 9건(매각액 2518억원)은 기획재정부가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발표한 7월 29일 이전에 이미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수로는 전체의 40.9%, 매각액 기준으로는 22.9%에 이른다. 

이미 매각 계획이 잡혀 있거나 일상적으로 해 왔던 매각건을 추가하면 비율은 더욱 커진다. 코레일의 광운대역, 서울역북부, 대전역세권, (구)포항역 사업은 각각 2017, 2019, 2020, 2021년 매각계약이 체결되었는데, 2022년 8월 이후의  잔금과 중도금 4302억원이 모두 실적에 포함됐다. 또한 한전의 의정부변전소 잔여부지 역시 계획 발표 두 달 전인 22년 6월 초에 매각공고가 게시됐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인 4월 12일 한전 이사회에서 결정되었던 사항이다. 서천화력발전소 철거에 따른 고철 판매 역시 발전소 철거 이후 계획되었던 건이다. 1차 고철 매각 공고가 대선 전인 22년 3월에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아라뱃길 항만시설관리권 판매는 이전부터 해 왔던 일로, 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는 한수원이 2016년부터 선사들에게 이를 매각한 기록이 확인된다. 이런 사업들을 전부 포함하게 되면 윤석열 정부의 계획과 상관없이 매각될 예정이었던 자산 건은 실적 전체의 81.8%인 18건, 매각액 기준으로는 92.0%인 1조 95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실적 부풀리기는 이번 정부 기재부에서 처음이 아니다. 2023년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기획재정부는 지출구조조정 24조원을 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백신예산 구입 등 코로나 대책사업 7조 2천억원이 포함됐다. 구조조정과는 상관없이 코로나 종식과 함께 편성되지 않을 예산이 전체 실적의 43%를 부풀린 셈이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규모도 실제 9조 9천억원이나, 기재부는 감축과 무관한 사업들도 합산해 11조 9천억원으로 부풀려 발표한 바 있다. 

 

장 의원은 "정부 자산매각 실적의 90% 이상이 뻥튀기"라며 "어차피 팔 계획이었던 자산을 내세워 미미한 공공기관 구조조정 성과를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공기업의 자산은 국민의 자산인 만큼 민간 매각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혜영 의원은 지난 3월 15일 <공공서비스 민영화 금지 및 재공영화 기본법>을 발의한 바 있다. 

[이건주 기자 infoj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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